배터리 열폭주, 테슬라와 비행기를 불태우다

최근 싱가포르 항공사인 스쿠트항공 기내에서 승객이 갖고 있던 보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비행기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 내부 셀이 폭발하는 열 폭주 현상이라고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배터리 열폭주 현상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 스쿠트항공내 배터리 폭발 화재-출처 채널뉴스아시아

 

또한 2023년 1월 7일 오후 5시경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주차되어 있던 전기차 테슬라 SUV 모델 X에 갑자기 불이 붙어 약 3시간 만에 진화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로 차량의 절반이 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차량 주인에 의하면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차를 세워뒀는데 갑자기 불이 나 119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해당 차량은 경기도의 한 도로에서 전원 방전 등의 경고 메시지와 함께 시동이 멈춘 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X 열폭주 화재-출처 SBS 뉴스

 

이와 같은 전기차의 배터리 열 폭주는 즉각적인 폭발과 함께 차량이 순식간에 불에 휩싸이는 특성을 갖게 됩니다. 

지난해 12월 15일 제주도 서귀포 안덕의 한 주차장에서도 전기차에 불이나 소방 당국이 최근 도입한 이동형 소화수조를 활용해 진압한 적이 있고, 2020년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지하주차장에서는 테슬라 모델 X의 충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하여, 전원 차단 등으로 매립식 손잡이의 문이 열리지 않아 구조가 지연돼 운전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정재 의원실이 밝힌 바에 의하면 전기차 화재가 최근 5년간 20배 이상 폭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배터리 열 폭주는 왜 생기게 되는 것일까요?

 

주로 배터리 열 폭주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아래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되게 됩니다.

 

1. 과충전

충전은 조금 어려운 용어를 쓰자면, 양극 결정에서 리튬이온이 탈리되어 음극 결정에 삽입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과충전으로 양극에서 필요 이상으로 리튬이 탈리되면 양극의 결정구조가 파괴되어 배터리 용량이 손실될 수 있고 과도하게 탈리된 리튬 때문에 전해질에서 리튬 농도가 높아지면 덴드라이트라고 하는 뾰족한 나뭇가지 구조의 석출물이 생성되게 됩니다. 이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에 천공을 만들어 열폭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튬이온 배터리 과충전은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2. 과방전

과방전이 될 경우에도 위에 설명한 덴드라이트가 형성될 수 있다. 배터리의 음극은 충전되면서 부피가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과방전시 생긴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관통해 열 폭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과열

배터리가 과부하에 걸리거나 차량 충돌 등 외부의 열에 의해 배터리가 과열되면 분리막이 녹아 열 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4. BSA 시스템 불량

전기차의 BSA 시스템 불량으로 인한 결로나 누수현상이 발생하여 배터리 셀을 냉각시켜야 하는 냉각수가 제대로 돌지 않거나, 냉각수에 의해 셀들이 쇼트되는 경우 열 폭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BMS 결함 

그 외에 배터리를 제어하는 BMS가 제대로 동작하지 못해 과충전 또는 과방전을 막지 못하여, 제어 실패로 셀이 가열되어 화재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배터리 관련 문제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전기차 차량 소유주 분들은 늘 조심해서 정해진 사용법에 따라 충전과 차량관리를 하시길 바랍니다.